<배당기준일>
연말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은 배당주 투자를 한 번쯤 고민해본다. 연말까지 주식을 가지고 있으면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배당금' 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주식에 비해 우리나라 주식은 배당금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주식의 경우에도 배당금이 높은 주식도 있다.
배당을 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 "배당기준일"에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을 받을 수 있다. 보통 결산 배당을 받기 위한 배당기준일은 연말인 12월 31일이었다.
그런데 올해는 배당 투자를 할 때 달라진 점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올해의 경우 결산배당을 하는 기업의 주식을 12월31일에 보유하고 있어도 배당이 들어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된 건 올해 초 정부가 '배당금을 먼저 결정하고 이후에 배당기준일을 확정하는 방식'으로 배당 절차를 개선 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12월 결산법인의 경우 연말에 주주명부를 폐쇄해 배당 받을 주주를 정한 뒤, 이듬해 2~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했는데, 이 순서를 바꾼 것이다.
실제 배당금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깜깜이' 투자를 할 수 밖에 없다는 투자자들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투자자들의 지적대로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깜깜이' 배당 절차를 시행하는 곳은 일본 정도 밖에 없다. 미국과 프랑스 등 주요국에선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결정한 뒤, 주주명부를 확정한다.
정부가 '배당 절차 개선' 이란 표현을 쓴 것도 이런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 맞춰 나간다는 측면이 강했던 것이다.
달라진 배당 절차를 택한 회사의 사례를 살펴볼 경우;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9일 "기말 배당기준일을 기존 연도 말에서 이사회가 정한 기준일로 변경됐다' 며 "변경된 정관에 따라 2023년 기말 배당기준일을 2024년 1월 개최 예정인 이사회에서 결정 후 공시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12월 31일에 보유하고 있어도 새로운 배당기준일 전에 판다면 올해 결산 배당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이미 새 배당기준일을 공시한 기업도 있다. 삼천리는 최근 2023년 결산 배당 기준일을 내년 3월 29일로 한다고 공시했고, 한미반도체도 내년 3월 7일을 배당 기준일로 정했다. 이 회사들의 결산 배당을 받으려면 올해 12월 31일이 아닌 공시한 새로운 배당 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한 가지 더 체크해야 할 건 달라진 배당 절차가 의무는 아니라는 거다. 새로운 방식으로 해도 되고, 기존 방식대로 해도 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12월 결산 기업 2267개 중 약 30%가 배당기준일을 정기 주주총회 이후로 설정할 수 있도록 정관을 바꿨다. 정관을 바꾼 기업 중에서도 정관만 바꿨을 뿐 배당 절차는 과거와 동일하게 할 수도 있다.
이처럼 회사별로 배당 기준일이 제 각 각이 되었으니 배당주 투자자들은 스스로 공시를 잘 확인해야 될 것이다. 일일이 찾기가 번거롭다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 홈페이지에서 안내되고 있으니 이를 참고해도 좋을 것이다.
배당 절차가 달라진 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배당을 받기 위한 수급이 12월에 몰리면서 배당주의 경우 12월에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두드러 졌는데, 배당기준일이 바뀌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굳이 12월에 배당주를 매수할 이유가 없어졌다. 배당주 투자가 가지 계절적 특징이 옅어 졌다고 볼 수 있다.
배당 절차 변화와 관계없이 배당주 투자자가 유념해야 할 게 또 있다. 결국 좋은 수익률을 내는 기업들이 배당도 많이 한다는 점이다. "주당배당금(DPS)이 증가하는 종목을 찾아 보유하는 것이 배당 제도의 변화와 관계없이 좋은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시행이 되고, 시장에서 혼선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이번 연말에 배당락이 여전히 존재하는지 보면서 전략을 수정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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