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
1. 경제
지난해 실질 국내 총생산은 약 2.6% 성장을 기록했다. 수출 부진 및 민간 소비 감소가 하반기부터 크게 가시화되면서 4분기 GDP는 2020년 상반기 코로나19 이후 2년 반 만에 -0.4%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연간 성장률을 하향 견인했다.
2023년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고금리,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및 수출 부진에 따른 급격한 성장둔화가 전망된다. 특히 과거 오랜 기간 국내 경제성장률 성장을 견인한 주요 품목인 반도체산업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선진국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공백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여러 대외적 불확실성 또한 국내 경기의 하방리스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 기관은 약 1% 중반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고, 얼마 전 IMF 또한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조정했다. 대부분 상반기에 최저점을 기록 후 하반기부터는 서서히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한 반면, 일부는 경기 둔화 장기화에 따라 하반기 성장 위축 심화에 따른 금년 역성장전망을 제시하며 시장 불확실성 리스크를 더욱 높게 감안했다.
한국은행은 2022년 이후 금년 초까지 전례 없는 8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2020년 5월 기준금리 인하 후 15개월간 0.5%로 최저 수준을 유지했던 기준금리는 현재 3.5%로, 이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 최고 수준이다.
글로벌 물가 상방 압력에 힘입어 작년 국내 소비자 물가는 전년도 대비 5.1% 상승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금년에는 공공요금에 이어 대중교통 인상, 유가 재 반등 등 국민 체감 물가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는 물가 안정화를 최우선으로 강도 높은 통화 긴축을 단행해 오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 글미 또한 크게 높아지면서 투자자 대출 조달 리스크가 급증했다. 특히 금년에도 PF대출 기준 강화, 보험사 및 은행 등 연체 리스크 확대, 부동산 개발 사업 중단 및 부실 자산 증가 등 다양한 우려사항이 존재한다. 주거시장 거래 부진 및 기존 대출자 금리 부담 가중, 회사채 금리 급증 및 기업 투자 둔화는 내수 부진 및 잠재 기업 운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작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회사채 발행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작년 기업 어음부도율은 2018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 작년 한미 기준금리 역전 이후 금년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향후 물가 추이에 기준한 추가적인 금리 인상 여부가 경기 및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작년 말 기준 실업률은 전년도 대비 0.8% 감소하며 2.9%를 기록했고, 취업자 수는 80만 명 이상 증가하며 2000년 이후 최대 증가를 기록하는 등 장기 추세를 상회하는 견고한 노동 시장 회복세가 관찰됐다. 도소매업 및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모든 산업 군에서 증가가 관찰됐으며, 특히 서비스업, 운수업 및 정보통신업에서 그 수가 두드러졌다. 한편, 올해는 경제성장률 전망 하향조정과 함께 취업자 수 증가 폭도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 오피스 시장
2022년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은 신규 공급이 전무한 가운데 견고한 임대차 활동 및 재개발에 따른 표본 감소로 최저 수준 공실 및 전례 없는 임대료 상승을 기록했다. 임차 가능 면적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2021년 대비 임대차 거래 규모는 다소 축소되었으나 프라임급 자산으로의 이전 및 사옥 재개발에 따른 이전 활동이 관찰되며 순흡수면적은 장기 추세를 상회하는 451,411m 2를 기록했다.
작년 서울 주요 3대 권역 A급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2%를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강남권역의 공실률이 0.9%로 가장 낮고, 여의도권역의 공실률도 2년 전 25.2%에서 작년 0.9%로 대폭 하락했다. 도심권역의 공실률은 1.4%로 타 권역 대비 상대적으로 높으나 역대 최저 수준이다.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수요 축소 리스크가 존재하는 가운데, 서울 A급 오피스 시장의 수급 불균형 지속으로 2023년에도 공실률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A급 오피스 신규 공급은 2021년을 기점으로 점차 축소됐다. 경기 리스크 증가와 함께 PF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중장기적 개발 계획의 축소 및 지연이 예상되는 등 공급여건이 악화되면서 이제 서울 오피스 시장의 관건은 공급이다. 2023년에는 도심권역을 제외하고 강남 및 여의도권에서 단일 공급이 예정되어 있으나, 이는 과거 5년간 연평균 공급량 대비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경기 위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당 자산에 대한 선임차 활동이 작년부터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 시 대부분 2024년 상반기 이내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자재값 상승 및 수출 둔화 등 금년 전반적인 경기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기업의 경영 실적 전망 조정으로 임차 전략이 변경되는 등 대외적인 변수가 존재한다. 최근 VC, 스타트업 등 IT 업종의 기업 투자가 악화되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HP, 페이스북,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부 글로벌 IT 기업의 전 세계적인 감원 흐름에 따라 국내 사무소 축소 혹은 철수를 고려하는 외국계 기업도 나타날 수 있다. 반면, 해당 산업군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강남권역 및 판교 지역의 높은 대기 수요를 감안하면 큰 공실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산 등급에 따라 임차 수요는 여전히 상이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A급 및 프라임 오피스 자산에 대한 수요는 중소형 자산 대비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경기둔화로 인한 두드러진 감평 또는 공실 증가 사례는 크게 관찰되지 않으나 IT, 금융 산업군 및 공공기관 이전 등은 추가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Retail 시장
2022년 리테일 시장은 엔데믹 이후 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리오프닝 효과로 전반적인 매출 성장에 따라 긍정적인 업황을 시현했다. 기업의 오피스 복귀 및 주요국 국경 개방으로 외래 방한객 회복 등 유동인구의 증가가 전반적인 소비 활동에 기여했다. 지난 3월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단계적으로 해제됨에 따라 전문소매점(+8%) 및 백화점(+16%)을 중심으로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며 리테일 시장 회복을 견인했다.
반면, 하반기에는 고물가 및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영향이 현실화되며 급격한 소비의 위축이 나타났다. 실질 소득 감소와 가계 대출 부담 확대로 소비자의 구매 활동은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큰 폭 감소했다. 가두 상권을 포함한 전문소매점이 부진을 겪으며 큰 폭의 매출 하락이 관찰 됐으며, 백화점 및 무점포 소매의 성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면세점 회복의 둔화되는 등 리테일 시장은 전반적으로 약세 전환했다.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소비 위축은 2023년에도 그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주요국의 본격적인 불황 진입에 대한 우려와 고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비자 가계 부담 증가로 구매력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면서 상반기 소매판매 시장에서는 관망세가 우세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물가 정점 도달 후 금리 인상 기조 완화에 따른 회복세로의 전환이 하반기로부터 관찰될 것으로 전망한다.
2020년 코로나19의 등장으로 리테일 시장은 구조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구매 활동이 온라인 중심의 비대면 형태로 바뀌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의존도가 높아졌고, 모바일 및 IT 기반 산업의 발달로 온라인 소매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며 2021년까지 지난 5년간 온라인은 18.2%씩 성장했다. 2022년 말 기준 온라인 쇼핑 비중은 전체 리테일 시장의 35.9% 수준으로 시장 규모는 150조 원대 진입했다. 이 중 모바일을 통한 판매액의 가파른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유로모니터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리테일 시장에서 온라인 소매판매 점유율은 2026년을 기준으로 50%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엔데믹 전환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으로 복귀하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최근 일부 신생 상권을 중심으로 견고한 수요와 함께 임대료 상승이 관찰된 반면, 전통적인 상권의 경우 여전히 높은 공실 및 부진한 임대료 성장을 보이며 시장별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청담동, 가로수길, 압구정 로데오거리를 품고 있는 도산대로는 해외브랜드가 잇달아 명품 거리에 출점하며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고, 이태원은 인근 한남동 명품 브랜드 수요와 함께 소비자가 즐길 수 있는 문화 외식 공간이 잇달아 오픈하면서 2020년 이후 지속적으로 공실이 감소했으며, 이 외에도 성수동, 뚝섬역 등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지역 중심으로 브랜드 팝업스토어 및 플래그십 등이 오픈하며 회복세가 이어졌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에 의존하던 판매 위주의 명동 상권은 코로나19 여파로 타격을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공실이 상승하며 지난해 3분기 기준 40% 이상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 외 전통적인 서울 주요 가두 상권인 강남대로 및 홍대 또한 유동인구가 많고 직장인 및 학생 등 높은 고정 수요에도 불구, 여전히 10%대의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년 전반적인 소비 위축이 예상되면서, 리테일러의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오프라인 매장 전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대형 플래그십, 매장 수 증가 및 섹터 다양화를 통한 고객 접점 확대, 팝업 스토어 마케팅, 그리고 컬래버레이션 및 브랜드 리뉴얼을 통한 재미와 경험 요소 강화 등 다양한 형태로 관찰될 전망이다.
4. 상업용 부동산 투자 시장
2021년까지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서울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규모는 작년 들어 소폭 하락한 18조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투자 규모는 작년 동기 대비 20% 수준 증가하며 성장했으나, 한국은행의 8차례 금리 인상 및 레고랜드 사태로 촉발된 유동성 위기로 인해 하반기 부동산 투자 시장은 작년 대비 40% 수준에 그쳤다. 오피스 거래는 전년 대비 약 7% 감소한 11조 원 수준으로 전체 규모의 약 60%를 차지했다. 수도권 물류 투자 규모는 3조 원을 기록하며 작년 대비 감소했다. 리테일 섹터의 경우, 대부분 기업 및 개인 간 중소형 거래로 나타나며 전년도 대비 거래 규모가 30% 이상 감소했다. 호텔은 도심권역 내 1조 규모의 거래를 포함, 용도 변경을 위한 재개발 목적의 투자활동이 활발히 이어지면서 거래 규모 및 비중이 견고히 유지됐다. CBRE 리서치가 최근 진행한 2023년 아시아 태평양 투자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매입 활동 의사를 보인 국내 투자자 비중은 약 37%로 작년 대비 20% p 감소한 반면, 매입 축소 의사를 보인 비중은 작년 대비 30% p 증가한 40%로 집계됐다. 작년에 이어 수익률 대비 높은 차입 비용에 따른 역캐리 현상이 금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반적인 투자자 매수세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 투자자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와 관련된 위험 및 수익을 재평가하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신규 자산 인수를 검토하거나 기존 자산의 리모델링 및 증축을 통한 자산 가치 증대를 추구하는 등 리스크 테이킹 전략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는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기업 보유 부동산 매각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부채비율 감소 및 운영 자금을 확보하면서 경제 위기 속 선제적인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자산 유동화의 일환으로, 대형 보험사의 리츠 시장 진입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리츠를 활용한 자산 유동화는 기업이 소유권을 간접적으로 보존함과 동시에 향후 상장 시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 밖에, IT 및 도소매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옥 매각을 검토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투자처에 대한 투자자의 기회 모색 활동은 여전히 지속되며 리스크 분산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IT 산업의 성장과 함께 관심이 증폭된 데이터센터는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높은 선호도가 관찰됐다.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 내 부실 자산에 대한 우려 및 투자 기회가 상존하는 가운데, 해외에 투자했던 자산의 부실 징후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작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c)의 수차례 '자이언트 스텝' 단행으로, 기존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에 나섰던 기관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사례가 관찰됐다. 해외 보유 자산의 매각 및 리파이낸싱 계획 차질로 인해 자산 가치 하락 및 부실 자산 우려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는 당분간 새로운 매입의 기회 발굴보다는 기존 자산의 가치 하락 방어 및 투자금 회수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금년 cross-border 투자 활동은 다소 위축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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